2020. 4. 27. 00:01ㆍ해외여행
라보카 지구에서 버스를 타고 플로리다 거리 Calle Florida 에 도착했다.
산 마르틴 광장에서 5월 거리와 마주치는 곳까지 약 1km에 이르는 지역으로
레스토랑, 바, 카페, 갤러리, 서점, 환전소 등 약 600여개가 넘는 상점이 늘어서 있다.
가죽제품을 파는 상점 및 백화점, 명품브랜드숍 등도 플로리다 거리에 밀집되어 있다.
한국의 명동과 청담동을 섞어 놓은 것 같은 곳인데, 훨씬 느긋한 분위기로 유럽의 정취가 풍긴다.
동행중 여자 동생들이 옷 쇼핑을 해야 한다고 해서 플로리다 거리에 있는 ZARA와 다른 옷가게를 들렀다.
처음에는 금방 끝날줄 알고 2층의 남성복 코너에서 나도 옷을 보다가 오랜시간이 지난 것 같은데
금방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아서, 2살 남자동생과 쇼핑에 지쳐 근처 커피숍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이 선택이 정말 잘 한 선택이었다.
그 뒤로도 꽤 오랜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쇼핑이 끝났으니, 다리가 엄청 아플 뻔 했다.
(그리고 이날 비싸다고 안 샀던것을, 다음날이 되어 눈에 아른거린다고 또 사러갔다.)
아르헨티나는 이탈리아 이민자가 많아서 그런지 커피에서 이태리의 느낌이 났다.
커피숍에서 느긋히 커피를 마시다가 다시 다음 목적지인 엘 아테네오 서점으로 출발했다.
엘 아테네오 까지 걸어가자고 하는것을 내가 택시비 2대값을 지불할테니 제발 택시타고 가자고
사정하여 간신히 택시를 타고 편하게 이동했다. (젊은 친구들이라 다들 체력이 너무 좋았다.)
아르헨티나에는 700여 개의 서점이 있다. 수도인 부에노스 아이레스는 주민 10만 명당 25개의 서점이 있어,
전 세계에서 인구당 가장 많은 서점을 가진 도시로 선정되었다.
이 중심에 서점 엘 아테네오 El Ateneo가 있다. 1919년 5월에 개장한 이 곳은 원래 오페라 극장이었는데
1929년에는 영화관으로, 2002년부터는 서점으로 변신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거대한 오페라 극장을 개조한 엘 아테네오의 2,3층 박스 객석은 책으로 가득 채워져 있고,
1층의 극장은 카페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처장의 벽화는 건물 자체를 거대한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키는 데 한몫한다. 하루 방문객이 3천 명에 달하고 전시 서적만 해도 약 12만 권에 이르는
엘 아테네오야말로 건축과 음악 그리고 문학을 한곳에 모은 아르헨티나 문화의 핵심이다.
서점에서 기념품을 구입하고 어제 호스텔에서 만난 동생들과 저녁약속이 있어 장소로 향했다.
유재석이라는 동생의 누나가 이곳에서 결혼해서 살고 있다고 해서 현지 식당을 추천해 준 것이다.
원래 현지인이 추천해준 집이 정말 맛집인 경우가 많은데, 이날도 실패하지 않았다.
엘 아테네오에서 레스토랑 까지는 걸어서 약 50분인데, 이 거리를 또 걸어가자고 한다.
사실 약속시간이 많이 남아있어 차를타고 가면 아무것도 할 것 없이 오래 기다려야 하기에
그냥 천천히 걸어가기로 한다.
약 1시간 정도 걸어서 도착한 레스토랑에는 벌써 웨이팅이 있었고, 밤이 되어 쌀쌀한 야외에서
약 30분정도 기다리고 나서야 자리에 안내 받고 주문을 할 수 있었다.
웨이팅이 있는 것으로 보아 맛집일거라는 기대감이 한 껏 더 올라갔다.
아래 구글맵으로 주소를 공유한다.
원래는 와인은 안 마시려고 했는데 스테이크 비쥬얼과 냄새를 맡으니 그냥 넘어갈수가 없었다.
와인은 내가 사기로 하고 한병 시켜서 고기와 함께 맛있게 먹었다.
글을 쓰는도 저 사진을 보니 저때 저 맛이 기억날 정도로 너무나 맛있는 스테이크였다.
거의 내 평생 먹어본 스테이크 중 TOP3 안에 들지 않을까 싶다.
동행들중 항상 내가 연장자 였으므로, 이렇게 같이 식당에오면 계산할 때 늘 조금 더 냈다.
그래도 한국에서 먹는 비용에 비해 훨씬 저렴했기에 좋은 식당을 소개해준 고마움과
인연이란 이름아래 만난 동생들과 좋은식사를 한 것에 대한 감사함이므로 아깝지는 않았다.
다 먹고 숙소로 갈때는 다행히 택시를 탔는데, 이 날 하루만 18km 이상을 걸었다.
내일부터는 좀 더 강력하게 버스나 지하철이나 택시를 타자고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