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4. 26. 00:01ㆍ해외여행
'좋은 공기'라는 뜻을 가진 부에노느 아이레스의 첫날.
그 이름만큼이나 부에노스 아이레스 태생의 포르테뇨들이 만들어 낼 특별한 분위기가 기대된다.
예술이 살아 숨 쉬는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느끼기 위해 아침에 조식을 먹고 길을 나선다.
사실 어제 남자 동생들과 4인실에서 같이 잤는데 바로 옆 친구가 밤새 내내 코를 너무 심하게
골아서 잠을 제대로 설쳐서 컨디션은 별로였지만, 오랜만에 7명이나 되는 많은 동행들과 다니게 되서
북적북적하는 대가족 느낌이라 기분이 좋았다.
숙소 바로앞에는 한인민박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키우는 강아지도 우리 여행길에 같이 따라 나섰다.
처음으로 걸어서 향한 곳은 라 보카 La Boca 지역의 보카 주니어스 경기장이다.
사실 숙소에서 여기까지 거리가 은근히 있는데, 동행들이 다 젊어서 걸어가자고 했기에
다수의 의견에 따라 천천히 걸어갔다. 사실 이곳은 치안이 조금 위험하다고 가이드북에는 써 있는데
전혀 그런느낌은 받지 못했고, 7명이서 행동해서 더 안심이 되었다.
보카 주니어스 경기장 La Bombonera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대표적인 축구팀인
보카 주니어스가 사용하는 경기장으로, 1940년경 지어졌으며 6만 명 규모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다.
축구는 아르헨티아늬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인기가 좋은데, 그 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팀이 바로 이 팀으로 라 보카 지구의 노동자 계급에게 압도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한다.
부유한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리버플레이트와는 강력한 라이벌 관계에 있다.
이탈리아계 이민자를 중심으로 1905년 창성되어 여러 차례 우승을 거머쥐었다.
아르헨티나의 전설 디에고 마라도나가 동경하던 팀으로 그 자신이 보카에서 뛴 것은 한 시즌에
불과하지만 그는 지금도 무한한 애정을 표시하고 있다.
여기서 박물관과 경기장 투어를 할 수 있어서 115 아르헨티나페소를 주고 투어에 참가했다.
'봄보넬라'라는 애칭으로 사랑받아오던 축구장은 1999년에 대대적인 수리를 거쳐 누에바 봄보넬라로
다시 태어났다. 경기장 입구의 박물관에서 보카 주니어스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투어를 시작해서 내부 박물관을 자유롭게 구경하고 투어 출발시간에 모이면 가이드와 그라운드로 들어간다.
잔디밭에 앉아 경기장의 역사와 보카주니어스에 대해 설명을 듣고 기념촬영할 시간을 틈틈히 준다.
남미의 경기장은 유럽의 축구장보다는 아무래도 시설면에서는 더 열악했지만, 거리도 가깝고
그라운드의 현장감은 더 생생하게 느낄수 있을 것 같은 와일드함이 느껴졌다.
참고로 경기가 있는 날은 그야말로 광란의 도가니가 된다고 하니, 시합을 볼 경우 여행사 패키지를
이용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투어의 마지막 부분인 갤러리에서 사진을 찍고 나오면 투어를 종료된다.
기다리고 있던 일행들과 만나 스타디움 앞 마네킹과 사진을 또 찍었다.
아마 유니폼 가운데에 LG가 있는걸로 보아 보카주니어스의 스폰서중 하나가 LG인 것 같다.
재미있던 것은 매우 키가 작은 테베즈의 마네킹의 키가 나와 별로 차이가 나지 않았다.
메시 마네킹도 그런 것 보니 실제 크기로 제작된 건 아닌것 같다.
우리를 포함해서 세계 각지에선 온 축구팬 여행자들은 테베즈 메시와 다들 사진찍기에 바빴다.
보카주니어스 경기장에서 아주 조금만 걸으면 카미니토 Caminito 와 만나게 된다.
길가에 늘어선 집들의 벽과 테라스, 지붕을 원색으로 대담하게 칠하여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이 아이디어는 라 보카 태생의 화가 베니토 킨케라 마르틴 Printes Benito Quinquela Martin 이 내놓은 것이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라 보카를 사랑하여 항구와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거칠면서도 부드러운 터치로
캔버스에 옮겼으며, 그 재능과 감성을 인정받아 세계적으로 유명한 화가가 되었다.
고향을 사랑한 킨케라 마르틴은 자신의 그림이 고가에 팔리게 되자 그 돈으로 고향인 라 보카에
병원과 초등학교, 유치원, 미술관 등을 세웠다.
킨케라 마르틴의 친구이자 수많은 탱고 명곡을 세상에 남긴 라 보카 태생의 탱고 명인,
후안 데 디오스 필리베르토 Juan de Dios Filiberto 는 자신의 작품인 <카미니토>를 불멸의 명곡으로
만들기 위해 철도용 땅을 받아, 폭 7m, 길이 100m 정도의 조그마한 공원을 조성하였다.
마지막 사진 뒤 탱고 댄서들이 옷과 모자 등 소품을 빌려주고 같이 기념사진을 찍는 일을 하고 있어서
동행중 한명이 옷과 소품을 착용하고 여자 댄서와 포즈를 취하는데 그럴 싸 했다.
만약에 이렇게 단체가 아닌 1~2명이서 카미니토를 올때는 택시타고 오는것을 추천하는데
그 이유는 대중교통으로 쉽게 연결되지 않는데다가 치안이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보통 택시를 타고 '라 보카'라고 하면 대부분 중심지인 카미니토에 내려준다고 한다.
이곳에서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중심거리인 플로리다 거리로 가기 위해 버스를 타야 하는데
같이 따라온 강아지는 버스에 태울수 없어서 민박집 주인에게 연락했더니 그냥 우리끼리
버스타고 이동하면 알아서 집까지 찾아올거라고 신경쓰지 말라고 하여 버스를 타고 중심지인
플로리다 거리로 이동했다.
오후 여행기는 다음편에서 계속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