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4. 8. 00:01ㆍ해외여행
바로 앞에 남태평양의 바다가 펼쳐진 숙소에서 꿈같은 하룻밤을 보내고 이스터섬에서 2일차 아침.
물가가 비싼곳이라 그러지 잠도 평소보다 더 개운하게 잘 잔것 같다.
바다가 바로 앞에 있기에, 자고 일어나서 나오자마자 자연스럽게 바닷가로 향하게 된다.
남태평양의 바다가 바로 앞에 보이는 집에 살면 너무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을 했다.
시원한 바다바람을 맞으며 아침을 시작한다.
오늘부터는 자유롭게 혼자 떠나는 여행이다.
차를 끌고 우선 앙가로아 마을 Hanga Roa 로 향한다.
이 마을은 이스터 섬 서남쪽에 위치만 유일한 마을로, 1시간이면 마을 전체를 다 둘러볼 수 있을 만큼 작다.
아타무 테케나 거리 Av. Atamu Tekena와 피토 오테 에누아 거리 Av. Pito Ote Henua에 약국, 슈퍼, 레스토랑, 여행사
등의 편의시설과 호텔, 호스텔 등의 숙박시설이 모두 모여 있다.
이스터 섬 주민들과 여행자들의 다운타운이라 할 수 있는 마을이다.
이곳에 온 이유는 바로 우체국에서 찍을 수 있는 이스터섬 방문 기념 스탬프를 찍기 위해서이다.
(어떤 도시들은 방문 기념 도장을 찍을 수 있는데 이스터섬에서는 모아이 기념 스탬프를 찍을 수 있다.)
우체국 열었을 때 가야하므로 맘편히 도장부터 찍고 여행을 하기로 했다.
지난번 포스팅에서도 언급했지만, 공식 신분증명서인 여권을 훼손하게 되면 해외여행 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니 유의하도록 하자 (나는 지난 10년간 사용한 구 여권을 따로 가지고 갔다.)
여권 훼손 유의, 출입국 시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페이지 절취, 기념스탬프, 낙서 등)
연간 국민 해외여행객 3천만명 시대이다. 저가항공사의 저렴한 운임과 외국 항공사의 노선확대 및 좌석공급 증가에 따른 항공권 가격 하향 평준으로 해외여행이 일상화되어, 근거리는 주말을 이용해 국내여행처럼..
bryan8.tistory.com
우체국은 안에서 대기할 수 없고, 먼저 온 사람들이 업무를 다 볼때까지 밖에서 기다리는 시스템이다.
나처럼 여권에 모아이섬 방문 기념 스탬프를 찍으러 온 사람은 없고 현지인들이 업무를 보기 위해
방문해서, 줄을 서서 내 차례가 올 때까지 열심히 기다렸다.
기분좋게 도장을 찍고 어제 안개가 꼈을 때 갔던 오롱고 Orongo 로 차를 돌렸다.
이날 날씨가 매우 좋아서, 해안도로를 따라 기분좋게 드라이브 하며 신나게 오롱고로 갔다.
오롱고는 섬의 남서쪽 모퉁이에 위치해 있는데, 예전부터 성스러운 곳으로 여겨졌다고 한다.
매년 8~9월이면 마을의 전사들이 섬으로 헤엄쳐 건너가 새의 첫 번째 알을 가장 먼저 들고 오는 종교행사가 치러졌다.
이러한 행사와 관련이 있어 보이는 새의 머리 형태를 본뜬 1,500개의 모형이 바위에 새겨져있다.
특히 오롱고에서 바다를 바라보면 3개의 섬이 보이는데 정말 멋있었다.
제주도와 비슷하게 유채꽃 같은 노랑 꽃들이 만개해 있었고,
둘레길 같은 산책길도 잘 되어 있어서 이스터섬에서 제주도 느낌을 다시 한번 느꼈다.
성산일출볼 같은 분지도 어제와 다르게 구름이 걷혀 선명하게 아주 잘 보였다.
라노 카우 전망대 Mirador Rano Kau 에서 바라본 라노카우는 설명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보여주었다.
화산 지형의 분지 느낌으로 성산일출봉에 물이 담겨져 있다면 이런 모습일 듯 하다.
이 아름다운곳을 영상으로 담지 않으면 직무유기 같아서 당연히 영상으로 남겨두었다.
오롱고를 들어가려면 작은 방문자센터를 지나야 한다.
이 출입소를 지나야만 오롱고를 들어가고 나올 수 있다.
오롱고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유난히 더 파란색을 띠고 있어서 언덕위에서 바라본 푸른 바다에
가슴이 탁 트이는 기분이었다.
앞서 설명한 3개의 돌섬은 오롱고 방문자센터를 지나 안으로 들어가다보면 바로 앞에서 볼 수 있다.
오롱고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뒤 작별인사를 하고 앙가로아 마을로 돌아가는 길에 어디서 나타났는지
한가로이 서서 길을막고 있는 젖소 무리를 만났다.
차가 다가가도 움직이지도 않고 물러서지도 않는다.
이곳 사람들이나 여행자들이 낯설지 않은듯 가까이 가서 기다리니 천천히 자리를 비켜준다.
이들의 여유로운 휴식시간을 방해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에 속도를 내지 않고 천천히 지나갔다.
조금 걸었더니 낮이 될수록 더워져서 아이스크림과 음료수를 사러 슈퍼마켓에 갔다.
아이스크림을 먹으면 조금 목이 말라져서, 목마른걸 잘 못참는 마시는걸 좋아하는 나는 보통
아이스크림과 마실것을 동시에 구매한다.
가게 입구를 막고 강아지가 누워자고 있었는데, 더웟는지 혀를 내밀고 잔다.
이렇게 아이스크림과 음료수로 한숨 돌리고
숙소로 돌아가 점심을 먹은 뒤, 오후 관광을 시작한다.
오후 관광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서 이어진다.